다시 호기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 OpenClaw(오픈클로)를 접하게 됐다. 처음에는 또 하나의 AI 도구라고 생각했다. 요즘은 새로운 서비스가 너무 자주 나오고, 막상 써보면 실제 업무나 개인 프로젝트에 바로 붙이기 애매한 경우도 많다. 좋아 보이는 기술도 막상 써보려면 비용, 보안, 운영 부담, 기존 환경과의 연결 같은 현실적인 조건을 먼저 보게 된다.
그런데 OpenClaw는 조금 달랐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목표를 이해하고 스스로 작업을 이어가는 방식이 눈에 들어왔다. 기술을 오래 다루다 보면 늘 아쉬운 지점이 있다. 해야 할 일은 점점 넓어지는데, 실제로 손을 움직여 확인하는 시간은 줄어든다는 점이다. 시스템은 계속 운영되어야 하고, 장애는 기다려주지 않으며, 오래된 구조는 생각보다 오래 버틴다. 그런 현실 속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AI라는 개념은 꽤 직접적으로 호기심을 건드렸다.
귀찮음이라는 익숙한 핑계
솔직히 말하면, 한동안은 기술적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핑계로 공부를 미뤘다. 새 기술을 보면 흥미는 생겼지만, 막상 따라가려면 준비할 것도 많고 확인할 것도 많았다. 낮에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이어지고, 퇴근 후에는 다시 개발 환경을 잡는 것부터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엔지니어적 성향은 여전히 남아 있는데, 손은 점점 문서와 일정, 회의에 익숙해졌다. 그 간극이 불편했다. 현장 감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내가 직접 부딪히는 시간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것만은 아니었다. 시작하기 귀찮았고, 그 귀찮음을 그럴듯한 이유로 포장하고 있었던 것 같다.
OpenClaw를 보면서 다시 생각이 바뀌었다. AI를 잘 활용하면 내가 궁금한 것을 직접 확인하면서도, 직장생활 때문에 생기는 시간 제약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대신 공부해주는 도구라기보다, 다시 실험하게 만드는 도구에 가까웠다.
여기까지의 추진 경과
시작은 5월이었다. OpenClaw를 처음 설치하고, 개인 AI 작업 환경을 한번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작은 실험 환경을 갖고 싶었다.
6월에는 맥미니로 로컬 LLM을 돌려보려 했다. 내 장비 안에서 처리하면 보안 측면에서도 마음이 편하고, 외부 API 의존도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데이터를 어디로 보내는지, 어떤 경로를 거치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보니 로컬 환경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직접 해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성능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고, 운영 부담도 만만하지 않았다. 장비 한 대로 쾌적한 개발 파트너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현재 내 환경에서는 헛된 꿈에 가까웠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편이 낫다.
7월에는 API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대신 무작정 쓰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설치하고 작업 흐름을 정리하면서 자동 운영 환경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지금 관심사는 AI가 코드를 몇 줄 더 잘 짜느냐보다, 목표 설정과 작업 분해, 실행 기록, 피드백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느냐다.
바이브 코딩과 작은 실험
요즘은 바이브 코딩(Vibe Coding)으로 모의 투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설계를 세우고 들어간 것은 아니다. 만들고 싶은 방향을 잡고, AI와 대화하면서 기능을 붙이고, 막히면 다시 구조를 고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예전 같으면 환경 설정이나 자잘한 구현에서 멈췄을 일들도, 지금은 일단 부딪혀볼 수 있게 됐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단순히 모의 투자 프로그램 하나를 완성하는 데 있지 않다. 개인 목표를 세우고, 프로젝트 관리 도구와 연결해 효율적인 하네스 엔지니어링 환경을 구성해보는 것이 더 큰 목적이다. 기술 감각을 유지하려면, 머릿속 관심사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돌아가는 구조가 필요하다.
아직은 맛보기 단계다. 다만 이번에는 예전처럼 흥미만 느끼고 지나가지는 않으려 한다. 앞으로 이 블로그에는 OpenClaw를 써보며 느낀 점, 바이브 코딩으로 모의 투자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하네스 엔지니어링 환경을 구성하며 겪는 시행착오를 차근차근 남겨보려 한다.